SCAJ2017 탐방기 세 번째는 전시회에서 함께 진행됐던 각종 커피 대회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대회, RMTC2017

국내에도 로스팅 대회가 조금씩 늘어가는 추세이지만, SCAJ에서 매년 꾸준히 진행되는 로스트 마스터즈 팀 챌린지(Roast Masters Team Challenge)는 조금 특별합니다.

 

| RMTC 현장. 대회가 아닌 세미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일단 참가 대상이 개인이 아니라 팀이라는 점입니다. 전국을 7개 블록으로 나누고, 각 지역의 로스터들이 모여 팀을 구성해 지역 대표로 출전하는 것입니다. 팀원 간의 다양한 의견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안정적인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만의 독특한 관점과 캐릭터를 선보이는 기회가 됩니다.

무엇보다 이 대회는 경연대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 특별합니다. 참가 팀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연구해온 결과물을 프레젠테이션하기 때문인데요. 같은 커피라도 로스터마다 해석하는 지점이 다르고,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기 마련입니다. 발표를 통해 각 팀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시도했던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것이죠. 일종의 로스팅 컨퍼런스인 셈입니다. 대회와 상관없이 로스팅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한 자리에서 나누고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습니다.

참가팀이 출품한 커피는 두 가지 영역에서 평가되는데요. 하나는 전문 심사위원을 통한 평가이고, 다른 하나는 현장에 있는 청중에 의한 평가입니다. 각각 전문성과 대중성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겠죠. 이미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커피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각 영역에서 어떤 부분이 어필했는지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전문성과 대중성, 두 지점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로스터에겐 많은 힌트를 얻는 자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는 로스팅에 더욱 집중된 대회였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국내에서도 로스팅을 심도 있게 들여다보고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토의하는 자리가 늘어나면 좋겠다는 바람을 더해봅니다.

 

완벽한 커피 한 잔을 위한 노력, 이제는 물이다

그밖에도 SCAJ2017에선 여러 커피 대회가 열렸습니다. 그중에서도 브루어스컵(Japan Brewers Cup)에서는 특별한 장면을 목격했는데요. 많은 선수가 게이샤와 같은 고급 품종의 커피를 내세우는 사이에서, 다른 한편에서는 선수가 커피 외에도 물을 언급했던 것입니다. 추출된 커피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은 그 성분에 따라 표현되는 커피의 향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최근 국내에서도 물의 중요성이 자주 언급되고 있죠.

 

 

이 선수(Kaoru Kamiyama)는 자신이 선택한 커피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물의 성분을 연구했습니다. 급기야 대회에서는 직접 커스터마이징한 물로 커피를 추출하기까지 했는데요. 그의 집요한 노력이 통했는지, 결국 Kaoru Kamiyama는 JBrC 최종 우승자가 됐습니다.

 

| 화면에 보이는 선수가 JBrC의 우승자인 마루야마 커피 소속의 Kaoru Kamiyama

 

매년 세계 대회에서는 기존에 널리 알려졌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이론과 방식을 선보이는 선수들이 늘고 있는데요. 때로는 그 정도가 지나쳐 ‘대회용’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현실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들의 노력이 ‘더 나은 커피’로 향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는 부분에선 긍정적입니다. 특히 스페셜티커피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지금, 미세한 차이처럼 보이는 이 간격은 앞으로 더욱 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승부를 갈랐던 간발의 차이

컵테이스터스 대회(Japan Cup Tasters Championship)도 진행됐는데요. 선수들의 기량이 상당했습니다. 준결승에서는 대부분 선수가 3~6분 이내에 테이스팅을 마쳤고, 최종 결승에서는 모든 선수가 2분 초반 대에 완료했습니다. 특히 4명 중 3명이 만점이어서 결국 불과 수초의 차이로 순위가 갈렸습니다.

 

 

이 대회의 주요 기물 중 하나였던 커핑 볼(Bowl)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곡선이 강조됐던 기존 커핑 컵보다 각이 강조됐고 색상도 검은색이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볼 내부에는 눈금이 표시돼 있어 보다 물의 양을 정확히 세팅하는 데에 유리해 보였습니다.

 

| 일본 바리스타 챔피언십 대회 현장

 

COE, 또 한 번의 부흥을 꿈꾸며

전문전시회인 만큼 세미나가 진행됐는데요. 브라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등 중남미를 중심으로 브룬디, 르완다 등 커피 산지들이 자국의 커피를 홍보하려는 세미나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중에는 COE 관련 세미나도 있었는데, 그곳에서 의미 있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COE와 내셔널위너로 나뉘었던 종목이 보다 세분화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는데요. 그 기준은 프로세싱으로, 내추럴과 워시드 방식의 두 가지 부문으로 나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심사를 할 때마다 프로세싱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히 달라지는 현상이 있었는데요. 심지어 같은 테이블 안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서 프로세싱에 따른 평가의 필요성이 언급되기도 했는데, 아마도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결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COE의 외형적인 확장으로 이어지는데요. 스페셜티커피 산업이 점차 무르익으면서 최근 커피 농장이나 생두 관련 업체들은 COE 외에도 독자적인 품질관리와 브랜딩을 통해 고품질의 커피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어떤 측면에선 새로운 경쟁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죠. 이들로 인해 COE 위세가 다소 주춤했던 것이 사실인데요. 결국 종목의 확장은 이러한 위기를 타계하기 위한 ACE의 전략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얼마 전 첫 옥션을 마친 페루 역시 이와 같은 관점에서 국가를 확장한 사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남미 외에 중국이나 태국처럼 아시아권 산지들도 접촉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려오는데, 앞으로 COE를 통해 어떤 커피를 만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세 편에 걸친 SCAJ2017 이야기가 이렇게 마무리됐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커피 이야기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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