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했던 것처럼 지난 20일부터 열렸던 SCAJ2017에 라이언스 커피 로스터스가 다녀왔습니다. 커피 소비대국으로서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그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용하고 차분했지만 선택과 집중이 돋보인 전시

서울 카페쇼가 아시아 최대 커피 관련 전시회로서 커피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규모를 내세웠다면, SCAJ2017은 커피 그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본 스페셜티커피협회에서 주관하는 행사이다 보니 이러한 흐름은 자연스러워보였습니다. 전시장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소박했습니다.  한편으론 너무 심심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그만큼 커피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군더더기가 없었습니다. 커피를 알리는 홍보의 장으로서, 여러 시음 행사가 꾸준히 진행됐습니다. 각종 도구를 이용해 자사의 커피를 추출하거나, 커핑 등의 자리를 마련해 관객이 좀 더 적극적으로 커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이 전시회에서는 커피를 사고 파는, 직접적인 비즈니스 거래가 활발하기 보다는 홍보에 많은 무게가 실린 인상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게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할 부분은 아니겠지만, 전시 참가업체나 관람객들이 업체들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나 싶습니다.

 

덩치 큰 전시회를 자주 겪었던 것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전시회는 규모는 작은 편이었습니다. 대부분 커피를 선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커피를 제공할 수 있는 작은 공간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인데요. 커피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늘 실험적인 도전을 이어가는 나인티 플러스사 역시 한 칸짜리 작은 부스에서 자사의 커피를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보여야 할 것이 무엇인지, 커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잘 이뤄진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작은 부스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라마르조꼬나 슬레이어와 같은 부스나, UCC, 하리오, 칼리타 등은 각 브랜드의 콘셉트 아래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느라 제법 넓은 공간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스타 바리스타를 초청해 시연을 보이거나 일본 내 유명 로스터리 카페들과 협업해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일종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와의 협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많은 머신 제조사에서 사용하는 마케팅 방식이기도 합니다.

 

브루잉 커피 강세, 다양한 추출 기구 선보여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시음 행사가 곳곳에서 벌어졌는데요. 커피를 추출하는 데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브루잉 커피가 대세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익숙한 하리오, 칼리타와 같은 드리퍼를 이용한 추출 외에도 프렌치프레스, 사이폰 등 다양한 추출기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업체들은 추출기구 선택에 있어서도 상당히 섬세했습니다. 이를 테면 마루야마 커피의 경우 전통적으로 프렌치프레스만을 사용했습니다. 아마도 본인들의 커피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프렌치프레스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분명하게 커피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추출도구이기 때문이죠.

 

UCC는 보기 드물게 큰 규모의 부스를 차려놓고 드리퍼부터 사이폰까지, 거의 모든 추출기구를 전시해 자사의 커피를 시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니가 어떤 걸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해봤어’라는 문장이 절로 떠오르는 구성이었는데요. 콜드브루 커피 역시 빠지지 않았습니다. 추출도구에 따라 달라지는 뉘앙스의 차이를 찾아보는 것도 커피가 주는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업체마다 추구하는 캐릭터가 분명하다는 인상이었습니다.

 

그밖에도 사람이 아닌 기계로 추출하는 브루잉 머신도 등장했습니다. 특히 언더카운터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언터카운터 방식은 머신의 주요 부분이 바 아래로(Under)로 내려가기 때문에 바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의 높이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고객과의 소통에도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 쪽에서는 이미 언더카운터 방식의 모델이 여럿 출시된 상태입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에 비해 생소한 브루잉 머신을 언더카운터 방식으로 만나니 괜히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칼리타에서 선보인 버블탭의 경우,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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