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Coffee&Tea 2017년 8월호 ‘나도 COE International Jury가 될 수 있을까?’ 중

나는 매년 COE Jury에 참가하고 있다. 몇 백만 원씩 들여가며 ‘도대체 왜?’라고 묻는 사람들이 종종 있으나, 한 번 해보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즐거움이 있는 것이 바로 Jury참가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온두라스에 방문했다. 5월 5일 황금연휴에 출발해 공항이 북적였지만, 새로운 커피를 만난 다는 기쁨에 마음이 설렜다. 온두라스에는 5월 7일부터 12일까지 머물렀다. 정확히는 온두라스는 북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중간이며 위로는 과테말라가 아래로는 니카라과 태평양과 카리브해 사이에 위치한다. 작년까지는 Thgucialpa에서 진행했는데, 올해는 온두라스에서 커피시스템을 관리하는 IH Cafe에서 진행했다.

이번 온두라스 COE에는 한국인이 6명이나 있었다. 심사위원으로 4명, Observer로 2명이 참가했는데, 예전엔 미국이나 유럽이 많았다면 최근엔 한국을 비롯한 일본, 태국 등의 수가 늘고 있다. 아시아권의 생두 구매량이 늘어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8일 아침 7시반부터 일정이 시작됐다. 8시부터 커핑을 시작해 오후 4시까지 40개의 커피를 평가해야하는 강행군이다. 점심시간 전까지 20개 정도는 평가해야한다. COE는 정말로 중요한 대회다. 이 대회 결과에 따라 한 농장의 운명이 바뀌기도 한다. 때문에 심사위원 모두가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데, 이때 헤드져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헤드져지는 심사의 편차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팀을 원만하게 이끄는 것도 중요하다. 헤드져지에 따라 팀의 분위기가 바뀌기도 하니.. 온두라스에서의 헤드져지는 상당히 유쾌한 사람이었다. 덕분에 심사가 진행되는 내내 팀 모두와 재미있게 지낼 수 있었다.

작년 온두라스 최고가는 파운드 당 120$였는데 한국에 들어오면 약 3배 가량 비싸진다. 이런 커피를 구입하기엔 소형 로스터리카페라면 사실상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저가커피가 유행인 현 상황에선 더더욱. 게다가 아직 한국 소비자들은 커피의 산미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고소한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COE커피 추구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퀄리티 있는 커피를 위한 COE 순위권 상품을 원한다면, 다이렉트보다는차라리 옥션이나 국내 유통사를 통한 매입도 나쁘지 않다. 가격은 올라가지만 질도 좋아진다. 낙찰받기까지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적어진다.

올해 온두라스 COE대회 결과, 총 36개를 평가했고 COE 등급은 24개, 내셔널 위너가 12개로 측정됐다. 90점 이상도 3개가 나왔는데, 그만큼 온두라스커피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올해 온두라스커피는 전반적으로 깔끔했다. 1등한 농장의 품종은 Parainema고, 프로세싱은 워시드였다. 내추럴은 미국이나 유럽권에서 꺼려해 1등까지 가기에는 조금 어렵다. 워시드는 안정적으로 점수 받기가 쉬운 방식인 것 같다.

전반적으로 작년에 비해 품질이 좋아졌다. 품종이 다양해진 것도 큰 특징으로 보인다.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온두라스는 워시드가 많아 깔끔하고 밸런스가 좋으며 안정적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다양한 맛이 안정적으로 느껴지는데, 화사하고 개성 넘치는 코스타리카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최종 등수를 발표하고 서로 축하하는 세레머니때는 온두라스 대통령이 방문했다. 온두라스에서는 커피가 국가산업이라 대통령까지 방문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너무나 푸근한 인상에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사람들이랑 사진도 스스럼없이 찍어주고, 간단한 말들도 주고받아 인상적이었다.

현지에서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를 방송으로 지켜봤다. 우리나라 대통령도 이런 푸근하고 다정한 모습이길 바란다. 대통령이 세레머니에 참석할 정도니, 온두라스가 커피에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그래서그런지 전반적으로 대우도 좋고, 관리가 잘 된 느낌이었다.

이번에 심사한 것 중에 옥션을 통해 낙찰받은 것도 있다. 낙찰은 광클릭의 산물이다. 시간이 되면 빠르게 클릭해 낙찰받아야 한다. 내가 구매한 것은 Los Duraznos 농장의 것으로 시트러스한 산미와 스위트함, 초콜렛 플레이버, 크리미한 바디가 특징이었다. 내셔널 등급인데 최종 85.26으로 COE와 1점도 채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COE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었다.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했다. 9~10월 사이에 라이언스에서 만나볼 수 있고, 자세한 일정은 라이언스의 공식누리집(ryanscoffee.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매번 올 때마다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돌아간다. 역시 말로만 하고, 머리로만 익히려 하지 말고 직접 보고, 체험해야 편견이 깨진다. 의외로 사람들이 산지 커피에 대한편견이 많다. 브라질은 무조건 고소하고, 이디오피아는 무조건 실거라 생각하는데, 산지 농장에 방문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브라질이어도 폭발하는 산미의 품종이 있고, 이디오피아여도 묵직한맛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온두라스커피는 인기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좋은 커피가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Jury는 한번 하면 끊을 수 없다. 아마 내년에도 참석하지 않을까? 내년에는 어떤 커피를 새롭게 만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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