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커피 투어 프로그램은 대부분 커피의 전반적인 프로세싱을 소개하고 일부를 체험하는 걸 목적으로 한다. 일반인이나 커피 입문자에겐 의미 있는 시간이겠지만,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삼는다면 수확기에 방문하는 게 더 의미 있다. 농장에서 실제 상품이 생산되는 장면을 볼 수 있어서다. 농장이 실제 가공 과정에서 커피 품질을 위해 얼마나 신경 쓰는지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노하우 또는 경쟁력을 확인할 기회이다. 해당 농장 커피의 품질을 가늠해볼 수 있다.

아무튼, 방문했을 당시 시기적으로는 수확 시즌이 아니었기 때문에 투어는 본격적인 생산 과정은 볼 수 없었고 간단한 체험 형식으로만 이뤄졌다.

 

오카소(Okaso) 농장

 

 

이 농장에서는 전형적인 커피 투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생산과정을 훑으면서 중간중간 관광객들이 체험하는 식이다.  생두 채집 바구니 같은 피킹 도구와 펄핑기 같은 프로세싱 기구를 소개하고 작동 과정을 보여줬다.

 

오카소 농장은 산에 있다. 평야처럼 넓은 땅이 아니기 때문에 커피 농장은 산 곳곳에 듬성듬성 퍼져있다. 이 농장에서 저 농장으로 가기 위해선 굽이진 길을 따라 꽤 먼 길을 걸어야 한다. 그래서 농장과 농장 사이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게 일반적이다. 간혹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도 있긴 했다. 투어를 마치면 관광객들은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오카소 농장의 커피를 사갈 수 있다.

오카소 농장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은 아쉬움이 있었다. 커피 품질에 대한 아쉬움이다. 물론 본격적인 수확 시기를 지켜본 게 아니라서 선뜻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그렇다고 아예 수확하는 장면을 못 본 것도 아니어서 간단하게 설명해본다.

 

이동 중에 소수의 피커(Picker)가 한쪽에서 커피를 수확하는 걸 볼 수 있었다. 다른 건 둘째 치더라도 자루에 담긴 커피 체리가 얼룩덜룩했던 게 눈에 띄었다. 아직 다 익지도 않은 체리까지 무작정 따버린 거다. 이런 체리는 과육만 설익은 게 아니다. 생두 역시 마찬가지로 설익었기 때문에 좋은 맛을 기대하기 어렵다. 아마도 농장측에서 피커들에게  잘 익은 체리를 선별하는 노하우나 가이드라인을 충분히 교육하지 못했던 것 같다. 품질보다는 양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커피는 품질을 묻고 가격으로 답할 수밖에 없다.

오카소 농장 이야기를 들으니 위와 같은 상황이 어느 정도 이해됐다. 이 농장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인근 지역의 카페로 팔리는데, 거의 다 로컬에서 소비된다고 한다. 그 양이 엄청나서 오히려 수요 맞추기에 급급하다고 한다. 굳이 품질에 신경 쓰지 않아도 충분히 현상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농장 쪽에선 퀄리티와 생산량의 중간 어디쯤을 타고 있는 것 같았다.

 

투어가 끝난 뒤에 오카소 농장에서 재배하는 여러 종류의 커피를 커핑하게 되는데, 이때 커피 외에도 다양한 과일과 초콜릿, 과자 등을 준비한다. 커피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향미를 더욱 선명하게 느끼고 표현하는 것을 돕는 장치다. 실제로 큐그레이더 수업에서 이와 같은 방법을 활용하기도 한다. 방문객에게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커피를 어필하려는 노력이다. 이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은 부분이다.

 

콤비아(Combia) 농장

콤비아 농장도 농장에 대한 부분은 오카소 농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농장 내에 특별한 시설이 있었는데, 농장 내에 숙소를 마련해놓고 숙박업을 하고 있었던 거다. 이 건물은 호텔이다. 물론 우리가 알고 있는 번듯하게 생긴 건물이 높게 지어진 형태는 아니다. 작은 방갈로 같은 느낌의 숙소다. 단출한 형태이지만 외관이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꾸며져 있어 특별한 분위기가 났다.

이 숙소의 사연은 피커들과 관계 깊다. 커피 농장 크기가 워낙 크다 보니 수확기가 되면 많은 사람이 필요한데, 이때 인근에 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일감을 찾아온단다. 농장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 숙소를 마련해야 했다. 콤비아 농장의 호텔도 그렇게 시작된 공간이다.

 

또 하나 달랐던 것은 투어 중간에 커피 외에도 농장의 자연환경에 대한 설명을 곁들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투어 중 갑자기 돋보기를 나눠주면서 자연의 색을 관찰해보라고 하거나, 농장의 주요한 원소들을 상징화한 형상물을 찾으라는 식이다. 커피를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커피 외에 또다른 흥밋거리를 주려는 의도 같았다.

 

투어를 마친 뒤에는 간단한 미술 활동을 했다. 커피 볼처럼 생긴 그릇에 그림을 그리는 거다. 주제는 자유롭게 그리되 그림이 완성되면 그 내용을 설명해야 한다. 투어를 마무리하면서  투어 중에 찾았던 형상물은 사실 이 그릇을 받치는 받침대라는 것을 알게 됐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콜롬비아. 투어를 진행한 농장 관계자는 그런 축복 속에 만들어진 오카소 농장의 커피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이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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