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커핑 주제는 라오스였습니다. 라오스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국가인데요.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 주변 국가들 대부분이 해안을 연하고 있는 것에 비해 라오스는 유일한 내륙지역으로 한때는 국토의 71%가 숲으로 뒤덮였을 정도로 식생이 풍부합니다. 자연환경 덕분에 전체인구 700만 중 80% 정도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로부스타 품종 중심, 남부지역이 주요 생산지

라오스 커피는 우리에게 익숙지 않습니다. 아니, 동남아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이 그런 편인데요. 이 지역의 커피들은 대부분 ‘생산량’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라오스 역시 병충해에 강한 로부스타(계열) 품종이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인스턴트 커피 믹스 등에 주로 사용됩니다. 우리나라 역시 같은 용도로 동남아 지역, 라오스 커피를 수입하고 있습니다(우리나라는 라오스 대외 커피 수출국 6위). 어떤 의미에선 국가가 드러나는 일이 적을 뿐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라오스의 주요 커피 산지는 남부 참파삭(Champasak) 지방의 볼라벤고원(Bolaven Plateau)입니다. 기후가 서늘하고 고도가 높은 것이 특징인데요. 특히 팍송(Paksong), 통엥(Tongeng), 라깡(Laongam) 주는 라오스 커피 전체 생산량의 95%를 차지하는 핵심 지역으로 꼽힙니다.

 

라오스 커피 소개

이번 샘플 커피는 지난봄 노영준 대표가 라오스를 다녀온 이후 받은 커피 5종이었습니다. 주요 생산지인 남부지방 팍송 커피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북부, 비엥캄(Viengkham) 지역에서 생산된 커피였습니다. 각 지역의 고도는 1~1,200m 그리고 1,400m 정도로 높은 편이지만 일교차가 크지 않고 주변 산들이 비슷한 높이라서 중미 산지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라오스는 커피 관련 인프라가 상당히 부족한 상태입니다. 커피는 알다시피 커피체리 수확 이후 일정한 가공과정을 거쳐야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반이 빈약한 상태라면 가치 있는 농작물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라오스 농민들은 커피보다는 당장 돈이 되는 쌀이나 다른 작물에 주력하는 게 실정입니다. 특이하게도 라오스는 산에서 쌀을 재배하는데, 산 속 나무가 일부분 쌀을 재배하는 밭(?)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따라서 관리되는 농장과 그렇지 않은 농장의 품질 차이는 큽니다.

 

 

북부지역은 남부보다 커피 인프라가 더 부족한 실정입니다. 심겨 있는 상태부터 시작해 커피체리를 수확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도 정교함이나 섬세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품질에 대한 부분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실제로 이번 커핑에서도 팍송 지역의 커피만 우리에게 익숙한 커피의 뉘앙스가 느껴졌을 뿐, 고소하거나 구수한 향미가 지배적이었으며 일부 커피에선 ‘쿰쿰한 시골 냄새’가 나기도 했습니다.

 

브루잉 방식 추출로 뉘앙스 체크

샘플 로스팅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이러한 단점들이 훨씬 부각됐을 것입니다. 1차 커핑을 마친 뒤 이어서 같은 커피를 브루잉 방식으로 추출해 커핑했는데, 단점이 더욱 도드라진 평이 많았습니다. 아마 2차 크랙까지 로스팅을 충분히 끌고 간다면 부정적인 요소는 사라지고 단맛 중심으로 한 커피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현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커피의 캐릭터이기도 하죠.

 

 

한편, 인도네시아 관광지역처럼 외부, 특히 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의 카페에서는 라이트 로스팅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라오스 커피 품질이 아직은 떨어지는 편이라 결과물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품질 향상을 위한 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밖의 이슈

샘플커피는 모두 워시드 방식으로 가공됐지만 ‘정선’이라는 개념이 부족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는 편입니다. 사실 워시드 방식을 사용한 이유는 따로 있는데, 바로 라오스의 기후 때문입니다. 적어도 북부는 고도에 따른 기온차가 크지 않고 온난해서 내추럴 방식으로 체리를 건조할 때 벌레가 너무 많이 들러붙어 프로세싱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벌레들을 차단할 수 있는 별도의 장소를 마련한다면 모르겠지만,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환경이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서늘한 기후를 보이는 볼라벤 고원 인근에서는 내추럴 방식의 다양한 프로세싱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라오스 커피, 이제 시작이다

라오스는 2016년 13만 6,600톤의 커피를 생산했고 2025년까지 28만 톤 생산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국가적으로는 커피 산업 중흥을 위해 영농업, 농산물 가공산업의 법인세와 토지임차료를 특정 기간 면제하는 등의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고,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각종 혜택도 제공합니다.

 

 

사실 이번에 경험한 커피는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만, 라오스 커피의 현재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관련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품질의 한계, 반대로 이야기한다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이미 많은 해외 자본이 라오스에 투자해 커피를 생산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현지 농장을 운영하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장점 외에도 실제로 커피 생산 사이클을 지켜보고, 품질 향상을 위해 관여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돌파구와 가능성을 기대해봅니다.

 


참고 : 코트라 ‘라오스 커피 생산 및 수출 동향’
http://news.kotra.or.kr/user/globalAllBbs/kotranews/album/2/globalBbsDataAllView.do?dataIdx=17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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